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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리뷰

[작곡가의 음악 리뷰] 아이유 (IU) - Love wins all / 가사 / 해석 / 편곡 / 여러가지 생각들

by HYUNO 2024. 2. 12.
안녕하세요 리뷰하는 작곡가 HYUNO입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게시글이네요.
최근에 에반게리온도 보고, 싯타르타도 보고, 여러 가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명작들을 보고, 읽다보니 자연스레 '사랑'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 없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사랑이 다 이겨" 라는 메시지를 주는 IU의 Love wins all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앨범 소개]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
분명 사랑이 만연한 때는 아닌 듯하다.
눈에 띄는 적의와 무관심으로 점점 더 추워지는 잿빛의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무기로 승리를 바라는 것이 가끔은 터무니없는 일로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바로 미움은 기세가 좋은 순간에서조차 늘 혼자다.
반면에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가면서도 사랑은 지독히 함께다.
사랑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담으로 다섯 곡이 담긴 이 앨범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나의 팬들에게 바치는 두 곡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곡 Love wins all이다.
느닷없이 큰 사랑을 받으며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졌던 열여덟 살부터 지금까지.
저무는 일에 대해 하루도 상상하지 않은 날이 없다. 막연히 외롭고, 무섭고, 또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매일 십몇 년을 생각했더니 그것에 대한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더라.
지금은 별로 무섭지 않다. 그 순간 아쉬움이 더 크거나 외로울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그리 가까울 것 같지 않다.

비관적이고 걱정 많은 아이였던 내가 그사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렇게 근근이 이어져 온 십몇 년 동안 지치지도 않고 매일 나를 안심시켜 준 누군가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덕분에,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유로 살며 단 한순간도 혼자였던 적이 없다.
한 번도 나를 혼자 둔 적 없는 나의 부지런한 팬들에게.

어쩌면 타고나기를 악건성 타입인 내 마음속에 끝없이 사랑을 길러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번번이 내 곁을 선택해 주어 정말 고맙다는 말도.
당신들이 내게 그래주었듯 나도 당신들의 떠오름과 저묾의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 옆에서 “무섭지 않아. 우리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보통 앨범 소개가 이렇게 길면 중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떠한 단어도 허투루 쓰지 않아서 차마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적의와 무관심으로 점점 더 추워지는 잿빛의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무기로 승리를 바라는 것"

이 앨범을 관철하는 말인 것 같은데 한번 가사를 찾아볼까요?

 

 

 

음악과 함께 들으시면 더 좋습니다.

가사

 

Dearest, Darling, My universe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저기 멀리 from Earth to Mars
꼭 같이 가줄래?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

어떤 실수로
이토록 우리는
함께일까

세상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나쁜 결말일까 길 잃은 우리 둘 um

부서지도록 나를 꼭 안아
더 사랑 내게 입 맞춰 Lover
Love is all Love is all
Love Love Love Love

결국, 그럼에도,
어째서 우리는
서로일까

세상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나쁜 결말일까 길 잃은 우리 둘 um

찬찬히 너를 두 눈에 담아
한 번 더 편안히 웃어주렴

유영하듯 떠오른
그날 그 밤처럼,
나와 함께 겁 없이
저물어줄래?

산산이 나를 더 망쳐 Ruiner
너와 슬퍼지고 싶어 My lover

필연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일부러 나란히 길 잃은 우리 두 사람

부서지도록 나를 꼭 안아
더 사랑히 내게 입 맞춰 Lover
Our Love wins all Love wins all
Love Love Love Love

 

 

[가사 이야기]

 

Dearest, Darling, My universe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저기 멀리 from Earth to Mars
꼭 같이 가줄래?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

 

Dearest, Darling, My universe

내 가장 소중한 것이자, 사랑, 내 우주..
처음부터 남김없이 달달하네요.

'나의 가난한 상상력으로 떠올릴 수 없는 곳'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고는
절대로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가길 원하고 있네요.

그곳은 영원히 외롭지 않은 곳일 거예요.

 

 

어떤 실수로
이토록 우리는
함께일까

 

어떤 실수이길래
우리는 이러한 정도로까지
함께일 수 있을까?

'이 외로운 세상에서'

 


세상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나쁜 결말일까 길 잃은 우리 둘 um

부서지도록 나를 꼭 안아
더 사랑히 내게 입 맞춰 Lover
Love is all Love is all
Love Love Love Love

 

모두가 차갑고, 증오로 가득 찬
세상일지라도, 우리는 사랑하니까
함께이니까, 우리 같이 안고 있자,
더 '사랑이' 입 맞추자고 이야기하네요.

'사랑히'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 말이지만,
이를 보는 우리는 무슨 뜻인지 알고 있죠?

 

 

결국, 그럼에도,
어째서 우리는
서로일까

 

모두가 질타하고, 미워하고 있음에도,
어째서 우리는 서로를 만났으며,
함께하고 있을까?

 

 

찬찬히 너를 두 눈에 담아
한 번 더 편안히 웃어주렴

유영하듯 떠오른
그날 그 밤처럼,
나와 함께 겁 없이
저물어줄래?

 

이게 단순히 연인과의 사랑만 그린 것 같진 않네요.
이 파트만큼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같기도 한데,
앨범 소개에도 적혀 있지만,

당신들이 내게 그래주었듯 나도 당신들의 떠오름과 저묾의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 옆에서 “무섭지 않아. 우리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나와 함께 겁 없이,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산산이 나를 더 망쳐 Ruiner
너와 슬퍼지고 싶어 My lover

필연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일부러 나란히 길 잃은 우리 두 사람

 

Ruiner

- 이전에 좋았거나 성공적이었던 것을 파괴하거나 파괴하는 사람이나 사물
- 어떤 것의 몰락이나 실패를 초래하는 상황이나 사건
- 무언가의 파괴 또는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

이라고 합니다.

사랑은 사실 필연적으로 끝납니다.
우리의 삶이 '죽음'으로 정해진 것처럼요.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고, 끝은 다시 시작으로 이어질 테지만,
끝의 끝까지도 같이 있고 싶나 봅니다.

일부러 나란히 길 잃어 걸어가고 싶을 정도로
슬픔마저도, 실패마저도 나누고 싶은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랑하는 그런 사람과

 

 

부서지도록 나를 꼭 안아
더 사랑 내게 입 맞춰 Lover
Our Love wins all Love wins all
Love Love Love Love

 

그래서 궁극적으로,
우린 함께니까,
어떠한 강한 미움도
혼자니까,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이긴다고 이야기하네요.

 

 

[편곡 이야기]

 

사실 이 곡은 제가 아는 사람이 참여한 노래예요.

점점 주변 사람들이 멋있어져 가네요.

참 노래를 잘하는 친구였는데,

잘되어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아이유의 '대곡 발라드'

미니멀하고 빈티지한 피아노 인트로로 운을 띄워
맥시멈 한 아웃트로에 이르기까지 기승전결이 확실한 발라드 곡

 

이라고 적혀있는데, 정말 곡 그대로를 적어놨네요.

 

사실 보컬이 IU 라면 피아노 1대에 노래만 불러놔도 좋을 것이 확실하지만,

다양한 편곡이 들어가면서 곡에 서사를 부여해 주면, 더 몰입이 잘 되겠죠?

 

Intro의 피아노 연주의 주법을 Verse에도 그대로 사용하면서 통일감을 주고 있어요.

오른손 위 멜로디로 연주되던 주법은 어느새 왼손 반주가 받고 있죠.

 

드럼 사운드 자체는 Wet 하게 연출했어요.

보통 OST 곡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운드인데,

OST느낌의 곡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코드 진행과

스트링 때문인 것 같아요.

 

오히려 OST 보단 오케스트라 곡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

스트링이나 하프 등등의 악기들로 곡의 분위기를 끌고 가면서도

사운드 자체에 High 부분을 덜어내 먹먹한 느낌으로 배치해서,

보컬에 가장 많은 집중을 줄 수 있게 사운드를 만들어준 것처럼 보여요.

 

그래서인지 OST 같지도, 오케스트라 같지도 않은

아이유 목소리가 곧 색깔이 되어버리는 그런 곡이 된 것 같네요.

 

[곡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

-조금 개인적인 경험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올해부터 하나님을 본격적으로 믿기 시작하면서, 그분께 나의 불완전함을 모두 드려야겠다.
조금은 이기적일지라도 그분께 의지하고, 지혜와 용기, 따뜻한 시선을 구해야겠다 생각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생각하며 타인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UN군 소속으로 잠시 남수단이라는 국가에 파병을 와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창 너머로 보이는 이들의 삶이 우리에게는 당연한, 익숙한 삶과는 많이 달라서,
그럴 자격도 없는데 연민의 마음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연민의 마음을 갖기 오래전부터 이들의 삶은 이랬었거든요.
아마 전쟁 직후의 대한민국 국민들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야, 두 눈으로 직접 이들의 현실을 목도하고 나서야 연민의 마음이 들었더라고요.

군 입대를 하기 전 사회생활을 했을 때, 파병을 오기 전 강제로 끌려와 의무 복무를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사회에서든 군대 안에서든 '눈에 띄는 적의와 무관심'과 '오해된 채 쌓여가는 뒷 말들과 여러 정치질'이
만연 한 건 다르지 않구나.
어쩌면 나 또한 이렇게 변해가서 이러한 형태로 타인에게 상처를 준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 계산 없이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저들은 그냥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혹은 타인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만큼 충분한 사랑이 있지 않아서,
서로를 가르고, 나누고 사랑을 갈구하는 건 아닐까? 누군가 무한에 가까운 사랑을 그들에게 주었다면,
저들도 마음속에 가득 차버린 사랑을 남에게 주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성인이 되고, 20대 중반이 된 사회의 제 모습은
계산 없이 나누어주고, 도와주고, 사랑을 주는, 그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만큼 남들의 계산 없는 사랑을 받기도 어려웠고요.

그래서 나를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미워하고 싫어하고
별로인 모습을 보여주게 되더라고요.

사실 모두가 순수한 사랑을 원했을 뿐인데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유 없이 잘해주었고, 거래를 원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가진 것을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세상만큼은 변해갔습니다.

점점 더 추워지는 잿빛의 세상에서,
웃음과 따뜻함이 가득한 세상으로 말이죠.

이 노래는 제목부터 가사까지 모든 게 다 옳았습니다.
적어도 제 삶에서는요.

라고 까지 사실 가사를 보기 전 곡이 주는 메세지 만으로 글을 적어두었는데,
사실 이 곡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팬'을 위해 쓴 헌정곡이 맞는 것 같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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