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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리뷰

[작곡가의 음악 리뷰] 실리카겔 (Silica Gel) - NO PAIN / 가사 / 해석 / 편곡 / 여러가지 생각들

by HYUNO 2024. 1. 24.
안녕하세요 리뷰하는 작곡가 HYUNO입니다.

오늘 리뷰해 볼 곡은 제 블로그를 본 지인이 리뷰해 달라고 했던 그룹,
곡을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놀라버린 그룹

나만 알고 싶은 밴드 그 자체.
"실리카겔 (Silica Gel)" 입니다.

실리카겔 - (Silica Gel)

오늘은 그들의 곡 중에서도
2023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 록 수상에 빛나는 곡
"No Pain"입니다

사실 지인이 T + Tik Tak Tok을 해달라고 했었는데,
그 곡은 음악적으로 설명할 게 너무 많아서,
실리카겔의 유명한 곡부터, 팬들만 아는 소중한 곡까지
모아서 분석하기 위해 뒤로 미뤄 놨습니다.

오늘은 가사보다는 음악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앨범소개]

실리카겔 [NO PAIN]

‘시간의 흐름을 산다는 것',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실리카겔의 새로운 싱글
‘NO PAIN'. 질주하는 시간을 부숴버리려는 실리카겔의 독립선언문을 함께 외쳐보자.


멤버의 인터뷰를 읽어보았는데, 이들은 시간이라는 것에 어쩔 수 없이 복종하게 된다고 표현하더라고요.
흐르는 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 것 같아 흥미롭게 보았는데, 다시 보니 앨범 소개에 이렇게 쓰여있네요

'질주하는 시간을 부숴버리려는 실리카겔의 독립선언문'

그럼 이들의 독립선언문, 한번 들어볼까요?

 

 

음악과 함께 들으시면 더 좋습니다.

가사

 

내가 만든 집에서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소외됐던 사람들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우리만의 따뜻한 불 영원한 꿈 영혼과 삶
난 오늘 떠날 거라 생각을 했어
날 미워하지 마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사실
태양에 맡겨 뒀던 가족과 모든 분들의 사랑

 

밤안개 짙어진 뒤 훔치려고 모인 자경단
난 난 오늘 떠날 거라고 생각했어
날 미워하지 마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사실

 

 

[가사 이야기]

 

찬주

내가 만든 집으로 사람들을 초청했는데 정말 다행히도 집에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연대도 하는 모습이죠. 예상치도 못했는데 말이에요.

함께 더불어 있는 모습은 저희가 조성했다기보단 조성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 Indie Post 인터뷰 中 -


"약해져 있는 사람들이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게 내가 만든 집에서 노래를 하자는 배경을 녹여내려고 노력했어요"
- 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영상 中 -

이 그룹의 세계관을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기사와 해당 곡의 메이킹 필름을 보고 있어요
STEM 파일도 받아보고 있고요..

사람들의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게 하는 자경단..
제가 해석하기엔 조금 어렵네요..

가사 이야기보단 편곡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이분들의 음악은 가슴이 시원해지는 무언가가 있어요

 

 

[편곡 이야기]

 

들으면서 '장인은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사운드에 정성이 정말 가득 들어가 있어요.
들으면서 빨리 리뷰할 생각에 설레어 본건 이 곡이 처음인 것 같아요!

우선 이분들의 정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싶네요.

아날로그 악기들의 소리는 직접 리코딩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디로 내는 가상 악기와는 다른 정성이 필요하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실제로 라이브 세션들은 단 한 개의 노트도 대충 치지 않으려 해요
그 노트들이 주는 사소한 그루브가 모여서 하나의 큰 그루브를 만들어 내거든요
그래서 잘된 것 같은 테이크도 계속해서 다른 그루브로 받아보기도 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녹음해보기도 하고, 이게 내 Best 연주인가 고민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분들은 아날로그 악기를 녹음한 것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이펙터도 잔뜩 사용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소리들은 잘 복각된 소프트웨어로 뽑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하거든요.
이런 정성이 가득 들어간 소리들을 정리해서 완성시키는 것까지, 정말 많은 정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이렇듯 아티스트의 길은 멀고도 험하답니다.

이런 정성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나면, 우리가 듣는 하나의 음악이 되는 거예요.


음..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지만,
가장 인상적인걸 고르라면 역시 보컬 코러스 디자인이겠죠

Polyvox소리가 걸린 느낌의 특이한 코러스가 이 그룹의 시그니처 같은데,
Formant 값을 조절해서 특이한 질감을 만들어낸 것 같아요.
Vocalsynth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 같기도 하고,, 화음 구성에 완전 4도 같은 소리가 많이 나와서 좀 신기했어요
보통은 3도 6도로 화음구성을 하거나, 해당 코드 구성음 안에서 불협이 안나는 선에서 코드를 만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 같아서 재미있게 들었어요!

나중에 시간이 난다면 따로 제 버전으로 리믹스를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예요 ㅎㅎ

곡의 전개가 예측하기 어려운 곡이었는데,
그 이유가 뭔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운드 디자인에 있었어요.

1절이 끝나고 2절로 넘어갈 때의 전환감 (1:56),
이후 일렉 기타와 스트링의 위치를 일부러 뒤로 보내면서 보컬에 사운드를 집중시키고는
FX 이후 다시 모든 사운드가 안으로 들어오다,
갑자기 통기타랑 기타만 연주를 하기 시작해요 (2:38)
그러다 갑자기 Reverb소리가 엄청나게 들어간 신디소리와 Vox Chorus가 들어오더니.(2:48)
다른 파트로 넘어가기 위한 스네어 필인과 함께 Reverb소리가 확 사라지고는 (2:57)
원래의 풍성한 밴드 셋에 하이 노트의 wet 한 신디 사운드가 들어오죠.

이 모든 게 끝난 뒤 나오는 굉장히 강한 유니즌 라인은 이 곡의 마무리를 완성하기에 충분합니다.

음악은 줬다 빼앗는 것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분들의 프로듀싱이 그러해요

여러 가지 이펙터들로 곡의 색깔을 다채롭게 만들고는
결국엔 처음으로 돌아와서 가장 밴드 같은 사운드로 마무리해버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곡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

예전에 정국 - Euphoria를 만들었던 프로듀서 DJ Swivel의 말이 생각이 나요.

"곡의 변화를 계속해서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보통 4마디에서 8마디 사이에서는 꼭 변화가 일어나게끔 만들죠"

물론 일반적인 곡의 변화라 함은 주법을 바꾼다거나, 악기, 혹은 리듬을 바꾸는 일이지만,
이 그룹은 각 파트의 사운드 디자인으로 변화를 줘요

그 덕에 곡이 훨씬 더 독특하고 신선하게 와닿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들은 곡이네요.

곡을 들으며 장인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던 정말 재미있는 아티스트
실리카겔의 No Pain 리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더 재미있는 리뷰와 심층적인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부족한 리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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